아이와 함께 마트나 편의점을 가면
보통 아이들의 고정 멘트가 있다.
'나 xx 사고 싶은데, 사도 돼요?
고양이의 애절한 눈을 하고 구매를 갈구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사주고 싶다가도, 정말 필요 없는데 이것을 사야 하나 싶기도 하고...
심리적 갈등에 흔들리다가 나오는 멘트는 보통
'그럼 네가 가지고 싶은 것 딱 하나만 사는 거다!'
그 한마디 만으로도 아이들은 행복한 표정과 함께,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시작한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고른 것을 보면, 보통은 항상 즐겨 먹던 그런 것..
이는 마치 고급 뷔페식당에서,
탕수육, 육회, 잡채, 초밥 등 익숙한 선택을 하는 내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단 한 번의 기회를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택하는,
가장 안정적인 선택...
이런 선택이 반복되면 반복될 수록,
우리 아이들은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고 시도하기보다는,
익숙하고 안정적인 결정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면서
도전과 실패, 그로 인한 경험의 축적보다는...
안전한 선택에 계속 안주하면서,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겁내는 아이로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수 만가지 다양한 음식들 속에서, 항상 먹어왔던 음식을 선택하는 나의 모습처럼...
이는 음식 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항상 가던 길로만 이동하고 (그러다 보면, 가끔 동네가 낯설기도 하다..)
항상 선택하던 스타일의 옷을 선택하고 (분명히 새로 산 옷인데, 낯설지가 않아...)
새로운 여행지 보다는 많은 사람이 경험했던 그곳을 따라가고 (꽃 청춘, 꽃 할배의 여행지가 최고!)
이런 시도는 이래서 겁나고,
저런 시도는 저래서 겁나고...
어쩌면, 최적의 결정을 강요당해오면서,
우리의 진정한 욕구와 도전의식은 자연스럽게 거세당해왔는지 모른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꿀양, 잼양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경험과 시도하는 경험을 주고 싶어서,
소소하게 '담고 싶은 것 다 담아' 놀이를 진행한다.
주로, 편의점이나 대형 할인마트에서 진행하는데,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꿀양(6세)은 여전히 익숙한 것들을 '많이' 담는 데 집중하고,
잼양(4세)은 먹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것들을 열심히 담아낸다.
소소한 소비 활동에서, 아이들의 욕구를 억제하지 않으므로,
아이들이 더욱 넓은 시도와 선택을 통해,
향후에 뻔한 결정을 반복하는 어른이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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