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와 생선
“꼬마야, 그 생선 나 줄래?”
어린 아이가 두 손으로 꽉 쥐고 있는 사탕을 보고 장난치듯,
그렇게 장난처럼 던진 말이었습니다.
제 키 만 한 생선을 잡아들고 의기양양 걸어가는 꼬마의 표정이 재미있어서
어떻게 반응할 지 상상하고 웃으며 건넨 장난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꼬마는 저를 보고 큰 눈을 꿈뻑하더니 불쑥 생선을 내밀었습니다.
건기(乾期)였습니다.
아프리카 수단의 건기(乾期)는 모든 것이 메마른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여러 날 지나도록 먹을 것 한조각도 얻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 때 잡아 올린 생선 한 마리는 그 아이가 가진 전부였습니다.
생명 같은 생선 한 마리
그것을 감추지도 않고, 망설이지도 않고 내주겠다고 손을 뻗는 아이의 반응에 놀라
어쩔 줄 모르며 굳어진 제 눈에
아이의 뒤로 펼쳐진 수단의 땅이 보였습니다.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먼지가 피어오르는 척박한 대지.
그 너머 기적처럼 서있는 거대한 망고 나무.
한 번 뿌리를 내리면 백 년 동안 이 땅의 사람들에게
그늘과 열매를 준다는 기적의 나무.
“망고 나무를 심어줄게.”
자기의 모든 것을 선뜻 내어준 꼬마 친구에게,
그 마음에
화답하는 제 마음의 약속이었습니다.
내게 남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고,
내게 필요가 없어진 것을 버리듯 주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3만원으로 큰 생색을 내자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자선 바자회’가 아닙니다.
그냥, 생선을 준 마음과 망고 나무를 약속한 마음이
조금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고 넓어지는 축제의 자리......
2011년 11월 21일 생존 신고 드립니다. (0) | 2011.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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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간단한 스킨 정리] 몇가지 수정을 좀 해보았습니다. (0) | 2011.0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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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런사람이야!!! (0) | 2009.0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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